2004년 6월 29일 화요일

간단 소개 4



1.The Colour of Lights, Terry Pratchett Light인지 Lights인지 헷갈리는데 찾아보기 귀찮아서 통과. 디스크월드 두 번째 권이다. 첫 번째 책을 뛰어넘고 읽지 않았다면 훨씬 재미있었을 듯.

2. Year's Best SF, David G. Hartwell ed. 추천 James Patrick Kelly의 "Think Like a Dinosaur".

3. Mars Crossing, Georffrey A. Landis 랜디스의 첫 번째 장편 소설. 화성 풍광에 대한 자세한 묘사가 압권이다. (아래 랜디스 단편집 소개에도 썼듯, 랜디스는 직접 화성 탐사 프로그램에 참여한 나사 글렌 연구소 사람이다.) 자세한 소개를 써 두었으니 내일쯤 올려야지. 2000년쯤에 나온 책인데 얼마 전에 보니 절판되어 놀랐다. 꽤 오래 팔릴 줄 알았는데......

4. Gateway, Frederik Pohl 프레데릭 폴의 고전. Heechee 시리즈의 첫째권으로 흥미진진하고 화끈한 스페이스 오페라(응?)다. 힛치라는 오래 전에 번성한 외계 문명이 우주에 남겨둔 초광속 우주선을 타고 먼 우주로 나서는 인간들. 그런데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이라, 이 우주선에는 탑승자가 목적지를 정할 수 없다는 엄청난 문제점이 있다. 잘 날아가면 한 마디로 대박이지만 잘못하면 끝장이다. 국내 서점에서도 구입 가능.

5. Mars Probes, Peter Crowther ed. 소개한 책.

6. Spherical Harmonic, Catherine Asaro 스콜리안 엠파이어 시리즈. 옆 The Radiant Seas에 그려진 여자주인공의 이모이자 새언니 부부(즉 조카이모 커플)가 주인공이다.

7. The Radiant Seas, Catherine Asaro 스콜리안 엠파이어 2권. 1권과 이어진다. 로미오를 데리고 외딴 행성에 도망간 줄리엣은 애를 넷이나 낳고 행복하게 살았다. 그런데 어느날 그만 위치가 발각되고, 로미오는 자기 가족(!)에게 납치되어 왕위에 오르게 된다. 그러자 역시 대장 자리에 오른 줄리엣이 적진에서 고생하는 로미오를 데려오기 위해 은하 규모의 전쟁을 벌인다. -ㅅ-

8. Station of the Tide, Michael Swanwick 스완윅의 91년작. 너무 어려워서 고생했던 기억이......

9. Good Omens, Neil Gaiman & Terry Pratchett 멋진 징조들, 시공사

10.Year's Best SF 8, David G. Hartwell ed. SF걸작선, 황금가지

2004년 6월 26일 토요일

간단 소개 3



재미 붙였다. 간단 소개 3번.

1. Resurrection, Arwen Elys Dayton 순전히 작가의 이름을 보고 산 책이다.; 신인작가의 데뷔작으로 이래뵈도 저자 사인본. LotR의 엄청난 팬인 부모가 이름을 아르웬이라고 붙였단다. 책의 분위기나 줄거리 소개를 보면 스타트렉 노벨라이제이션 풍인데 실제로는 어떨지. 읽어 봐야지 하면서도 우선 순위에서 줄곧 밀렸다.

2. Prelude to Space, Arthur C. Clark 말이 필요없는 고전. 국내에 번역 소개된 적이 있으려나? 교보문고 할인 가판대에서 2천원에 팔길래 샀다.

3. Primary Inversion, Catherine Asaro 스콜리안 엠파이어 시리즈 첫번째 권이다. 우주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터프한 줄리엣과 유약한 로미오의 텔레파시 사랑!

4. The Last Hawk, Catherine Asaro 스콜리안 엠파이어 시리즈. 스콜리안 엠파이어 시리즈 중 제일 읽을 만 하다는 평을 듣는데, 나는 이 마을 저 마을 건너다니며 계속 사랑에 빠지는 주인공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더라. 내 취향을 빼고 보면 시리즈 중 가장 괜찮은 작품이라고는 생각한다. 스콜리안 엠파이어 시리즈 페이퍼백은 yaroX님께서 주신 책이다. 흐흐.

5. Mort, Terry Pratchett 테리 프랫챗의 디스크월드 시리즈. 죽음 오빠가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 웃음과 감동이 있는 결말! 디스크월드 시리즈 중 가장 재미있는 축에 든다고들 하더라. 나는 디스크월드 시리즈를 두 권밖에 읽지 않아 전체 시리즈 중 어느 정도 수준에 있는 책인지는 잘 모르겠다. 재미있기는 하다.

6. Year's Best SF 4, David G. Hartwell 하트웰 걸작선은 절반만 건진다는 생각으로 산다. 추천작을 고르자면 낸시 크레스의 'State of Nature'과 메리 순 리의 'The Day Before They Came'. 특히 State of Nature은 아직 크레스의 빛이 바래기 전에 나온 상당한 수작이다.

7. Field of Dishonor, David Weber아너 해링턴 시리즈. 내 책이 아니라 에라오빠 책이지만 SF/F 카테고리이니 번호를 매겼다. 아너 해링턴 시리즈도 번역해서 나올 듯 말 듯 하더니 글쎄...혹시 기대하고 있는 분이라면 기대를 버리시길.;

8. Year's Best SF 7, David G. Hartwell 추천작은 테리 비슨의 'Charlie's Angel', 스완윅의 'Under's Game', 제임스 패트릭 켈리의 'Undone'(강추). 크레스의 컴퓨터 바이러스는 크레스의 평균 수준에 미달하는 작품이고, 시몬 잉즈의 러시안 바인은 너무나 하트웰답지 않은 선택이라 황당하다.

9. American Gods, Neil Gaiman 상 많이 탄 책인데 재미가 없어서 보다 말았다. ~_~ 음.....정확히 하자면 재미가 없다기보다는 읽기가 귀찮아지는 책이다.

10. Genometry, Jack Dann & Gardner Dozois ed. 할 말 없음입니다요. (먼 산)

11. Isaac Asimov's Robots, Gardner Dozois & Sheila Williams ed. 아시모프의 로봇 패러디 등 관련 단편 모음집. 웃긴다. 특히 잘난 척 하는 아시모프가 등장하는 작품이 압권. 참고로 셰일라 윌리암스는 아시모프지에서 오랫동안 일한 편집자로, 이번에 도조와가 그만두면서 편집장 자리를 넘겨받았다.

12. The Short Victorious War, David Weber 7과 함께 빌렸던 책. 제목이 스포일러 -_-;

2004년 6월 25일 금요일

간단 소개 2



1. Whie Apples, Jonathan Carroll 조너선 캐롤의 최신간이다. 정말 캐롤은 근간 쪽으로 올수록 엔딩이 지리멸렬해서......(이렇게 말하면서도 책이 나오자마자 사서 정신없이 읽게 만든다는 점이 바로 캐롤의 능력(?)이지만)

2. Swan Sisters, Ellen Datlow/Terry WIndling 고전 동화를 재해석한 판타지 단편 모음집이다. 청소년 대상으로 분류되어 있지만 어른이 읽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알려진 줄거리를 단순히 비틀지 않고 소재만 따서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었다. 추천. 거울에 번역하여 올렸던 라푼젤 이야기의 재해석 '다락방 소녀'도 여기 실렸던 글이다.

3. New Skies, Patrick Nielson Hayden 역시 과학소설 입문 청소년을 겨낭한 단편집으로, 1980년대 이후 발표된 짧은 단편을 모았다. 단편집이 늘 그렇듯 '이 글은 왜 실었을까'싶은 작품이 없지는 않지만 입문자에게 추천할 만한 좋은 책이다. 절반 쯤은 클래식, 절반 쯤은 편집자가 취향에 맞춰 발굴(?)한 작품.

4. Bios, Robert Charles Wilson 리뷰를 올린 책.

5. Starlight 3, Patrick Nielson Hayden 아래 게시물에 쓴 오리지널 앤솔로지 3권. 표지가 정말 예쁘다.

7. Maximun Light, Nancy Kress 낸시 크레스의 장편. 불임률이 너무 높아져 젊은이가 한없이 귀해진 근미래 미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처음 읽었을 때는 좀 실망했으나 최근 낸시 크레스의 작품을 보고 돌이켜 생각하니 이 때가 훨씬 나았다. -_- 요새 크레스는 감이 떨어진 건지 정말......

8. Down and Out in the Magic Kingdom 코리 독토로우의 데뷔 장편. 작가의 홈페이지에서 소설 전문을 구할 수 있다. 디즈니 랜드화(?)한 근미래 사회를 독특하게 그려냈다.

9. Stories of Your Life and others, Ted Chiang 테드 창 단편집. 행책에서 곧 나올 예정이니 소개는 생략해도 되겠지. 표제작 Stories of your life Starlight 3의 맨 앞에 실리기도 한 'Hell Is the Absence of God'외에는 다 읽을 만 하다.

10. The Perseids and other stories, Robert Charles Wilson 로버트 찰스 윌슨의 단편집. 장편과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장편이 과학소설+판타지라면 이 단편집은 판타지 + 호러. 작가의 새로운 면을 발견하는 기회가 되었던 책이다.

11. Darwinia, Robert Charles Wilson 소개한 책. 애써 깨끗한 하드커버를 구했는데, 그만큼 의미있는 책이어서 기뻤다. 한 마디로 말해 탁월하다.

12. The Chronoliths, Robert Charles Wilson 내가 제일 처음 읽었던 윌슨의 장편이다. 이 책을 읽은 후 작가에게 반해 윌슨이라면 절판된 작품까지 구하기 시작했다. 갑자기 '크로놀리스'라는 거대한 기둥이 세계 곳곳에 나타나자 평범한 사람들의 삶이 뒤죽박죽 얽혀들어가는 모습을 절절하게 그려냈다. 다음에 자세히 소개해야지.

13. The Moon's Shadow, Catherine Asaro 캐서린 아사로의 스콜리안 엠파이어 시리즈.8번째인가 9번째 책으로, 하이톤들의 사회를 다룬 덕분에 이 시리즈 중 가장 SM스럽다. (낄낄)

2004년 6월 22일 화요일

간단 소개


예전처럼 읽은 책에 대해 간단히 쓰는 식으로 해도 지금보다는 나아질 것 같다. 이렇게 업데이트가 없어서야. '왼쪽에 작은 표지그림+오른쪽에 글'형태로 게시글을 올리기 곤란하니ㅡ태터툴즈의 파일추가를 이용해서 올리면 왼쪽에 나란히 붙어야 할 그림이 오른쪽으로 내려가는 계단 형태가 되어버린다.ㅡ 이것 참. 여하튼 계속 같은 게시물만 보니 영 개운찮아 책장 한쪽이나마 찍어 올려본다.

1. Bones of the Moon, Jonathan Carroll 이 블로그에서 소개한 책.

2.The Marrige of Sticks, Jonathan Carroll 조너선 캐롤의 2000년 작이다. 캐롤 특유의 환상적인 현실감과 도시적 감각은 여전하지만 ㅡ 제목도 멋있고ㅡ 불륜에 빠진 여자 주인공의 행동에서 설득력이 부족하고('이거 쓴 사람은 딱 보니 남자군.'하는 생각이 든다) 남자 주인공도 매력이 없어 그냥 한 번쯤 재미있게 읽고 넘길 책이다. 사랑을 하는 여자 입장에서 묘사한 남자주인공에게서 독자가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은 작가의 문제다. 인물만 제대로 살았다면 담고 있는 메세지가 훨씬 살아났을 텐데.

3. The Prisoner, Thomas M. Disch 프리즈너 TV판의 소설이다. 드라마를 보지 않았기 때문인지 그럭저럭 괜찮게 읽었다.(아마존 서평을 보니 드라마판과 완전히 다른 이야기라서 실망했다고 불평하는 서평이 많더라.) Camp Concentration이나 334같은 걸작 수준은 아니다.

4. Starlight 2, Patrick Nielson Hayden
5. Starlight 1, Patrick Nielson Hayden
3권까지 나온 오리지널 앤솔로지 시리즈다. 신인 작가의 작품이 많아 불안했으나 생각 이상으로 수준이 높아 3권은 하드커버로 구입했다.(덕분에 다른 책장에.) 로버트 찰스 윌슨의 인상적인 단편으로 시작하는 책이 1권인지 2권인지 모르겠네. 나온 당시라면 당연히 추천하겠지만 이제는 여기 실렸던 작품들이 이런 저런 리프린트 앤솔로지에 거듭 실렸기 때문에 관심 분야에 맞춰 리프린트 앤솔로지를 구입하는 편이 나을 듯.

6. Nostrilia, Cordwainer Smith
코드웨이너 스미스는 역시 장편보다 단편이다. 옛날 장편이 재간되었기에 샀는데, 너무 고전적(-_-)이라 끙끙대다 결국 끝까지 읽지 못하고 그만두었다. 안 읽은 부분에 엄청난 반전이 있는 건 아니겠지?

7. Isle of the Dead/Eye of Cat, Roger Zelazny
ibook에서 내놓은 젤라즈니 전집 시리즈. 중편 둘을 묶었다.

8. The Last Defender of Camelot, Roger Zelazny
7과 같은 시리즈. 국내에 나온 단편집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와 완전히 겹치는 책은 아니다. 소품 단편들이 뜻밖에 귀엽다. RashpXX님께서 이 전집을 모두 모으신다던데.....나는 아마 이 두 권 뿐인 듯?

9. Report to the Man's Club and other stories, Carol Emshwiller
페미니즘 작가라고 할 만할 듯. 단편집으로 10페이지 남짓한 짧은 글이 대부분이다. 첫 작품 Grandma야 두말할 것 없이 인상적인 작품이고, 표제작 Report to the Man's Club도 괜찮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팁트리 주니어나 조안나 러스의 강렬함이나 어슐러 르귄의 깊이에 미치지 못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장편을 읽어보지 않았으니 속단하기에는 이르지만......'이야기꾼' 타입의 작가는 아니다.

10. A Bridge of Years, Robert Charles Wilson
로버트 찰스 윌슨의 시간여행물이다. 지하실에 시간여행 통로가 있는 집에 이사온 사람이 시간을 넘나들며 쫒고 쫓기는 사람들(?)의 문제에 휘말린다.(는 내용이었던 것 같다) 꽤 초기작으로, 미숙한 티가 많이 난다. 지금까지 읽은 윌슨의 작품 중에서 따지자면 중하 정도 수준.

11. The Dreams Our Stuff Is Made of, Thomas M. Disch
토머스 디쉬의 sf비평집. 굉장히 '영리한' 책이다. 딱히 시대별로 쓰이지는 않았으나 페미니즘, 사이버펑크 같은 주제와 그 주제가 나온 특정 시대를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SF의 시작을 프랑켄슈타인이 아니라 에드가 엘런 포로 보는 부분도 인상적이었다. 너무 거침없어 동의하기 힘든 부분에서는 당혹스럽기도 하지만 SF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다 읽고 나서야 디쉬의 잘난척을 비웃든 그 막나가는 비판에 동참하든 일단은 읽어볼 만한 책이다. 솔직히 나는 이 책을 읽고 디쉬가 귀엽다고(!) 생각했다. 소설만 보았을 때는 범접하기 힘든 작가라고 생각했는데 말이다. 하하.

.....그런데 대충 찍었더니 '이거 짱이에염.'이라고 외칠 만한 책이 없는 칸이었네. 긁적.

2004년 6월 15일 화요일

새로 들어온 책 : 6월 3일 ~ 6월 15일



타이거, 타이거 알프레드 베스터, 시공사 그리폰북스

열 번째 세계 김주영, 황금가지
- 저자에게는 아쉬움이 많은 책인 모양이지만 나는 팬의 본분에 충실하야 흠은 작게 보고 덕은 크게 보며 재미있게 읽었다.

경제기사랑 친해지기
- 독서실에서 쉬고 싶을 때 읽으려고 구입. 지금 절반 정도까지 왔는데, 처음 생각했던 목적에는 딱 맞다. 예가 재미있고 기본 개념을 쉽게 다루어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흥미롭게 읽을 수 있겠다. 책 제목대로 실생활 경제 상식을 얻는 데도 꽤 도움이 된다. 단, 본격적인 공부에 도움이 될 책은 아니다. 저자가 맞춤법과 띄어쓰기를 너무 많이 틀려 몹시 거슬린다. (처음에는 이것 때문에 반품할 생각도 했으나 귀찮기도 하고 내용은 읽을 만 해서 그냥 수정액으로 고쳐가며 읽고 있다.) 한 두 가지면 오타려니 하겠는데, '섯불리', '돈을 붙이려면', '노새 노새 젊어서 노새'같은 부분은 아무리 봐도 처음부터 잘못 쓴 것이다. 출판사 사람들은 이런 것도 안 고치고 뭘 했나 몰라.

Breaking Windows: A Fantastic Metropolis Sampler
- 판타스틱 메트로폴리스 웹사이트에 실린 단편을 모은 책. 오늘 도착해서 아직 목차도 못 살펴봤다.

Interzone, #193
- 데이비드 프링글에게서 앤디 콕스에게로 넘어가는 중간에 정기구독 신청을 했더니 몇 달이 지나도록 소식이 없어, 경황 없는 중에 신청서가 분실되었나보다 생각했는데 갑자기 책이 도착해서 엄청 놀랐다. 인터넷으로 신용카드 사용내역을 확인해 보니 말도 없이 결제 넣었군. -_- 말을 하고 가져가란 말이다! 덕분에 아직 배송 준비중이던 스터젼 전집 두 권을 허겁지겁 취소해야 했다.

Postscript, Spring 2004 (PB, HC)
- PS Publishing 창간호. 일단은 합격선.

On Spec, Spring 2004
- 캐나다 SF/F 세미프로진. 지난 겨울호가 정말 괜찮았는데 이번에는 어떨지. 캐나다 잡지라 궁금해서 받아보기 시작했는데 기대 이상이라 앞으로도 계속 읽을 것 같다.

Say...is this a cat?
- 이런 잡지를 만들 기회가 온다면 좋겠다. 직접 그린 그림을 삽화 삼고 좋아하는 작가(사람)들에게 청한 글을 모아 도화지같은 종이에 흑백으로 죽죽 뽑아냈다. 각 작가들의 단편집에도 실릴 것 같지 않은 소품이지만, 즐겁게 만든 책이라 읽는 사람도 즐겁다. 1월에 주문했으나 세관에서 문제가 생겨 아래 4호와 함께 이번 주에 겨우 도착했다. 무사히 받은 것만도 다행이라 생각했는데 편집자님께서 미안하다고 싸인까지 해서 보내주셨네그려. 오홋. (이런 데 잘 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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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y...why aren't we crying?
- say....4호. 2호와 3호는 절판이라 구하지 못해 위 1호에서 바로 4호로 넘어갔다. 컬러표지, 풀제본으로 바뀌었다.

2004년 6월 10일 목요일

최근 읽은 책 - 간단한 메모

매일 books를 쓰겠다는 결심은 다른 가능 세계 어디선가 행해지고 있는 것 같으니 아쉬운 대로 그새 읽은 책에 대해 몇 마디 써 두자.



The Giver 인상적이었다. 감동적인 성장소설. 읽은 후 고민하고 생각하게 만드는 열린 결말도 마음에 들었다.

Replay 너무 늦게 읽었다는 생각이 든다. 나왔을 당시나 다른 책을 읽기 전에 보았다면 두고두고 기억에 남았을 텐데, 그 뒤에 나온 온갖 아류작이나 발전작(?)을 본 뒤에 읽으니 슬렁슬렁 재미는 있으나 각별히 새롭지가 않다. 오죽하면 하루가 되풀이 되며 조금씩 바뀌어 강도살인사건을 막는 내용이었던 엑스파일 에피소드가 떠올랐을까.

The Angel In the Darkness 케이지 베이커의 컴퍼니 시리즈 중편. 컴퍼니 시리즈의 장편은 한 권도 읽어보지 않았고, 중단편은 대충 너댓 편쯤 읽어보았다. 장편도 재미있을 것 같긴 한데 이상하게 자꾸 우선순위에서 밀린다. 이 책은 컴퍼니에서 일하는 사이보그를 '삼촌'으로 둔 평범한 중년 여성을 화자로 내세웠다. 내용은 예측가능하게 흘러가지만 이야기가 설득력 있게 풀렸고 긴장의 고저가 능숙하게 조절되어 있어 처음부터 끝까지 흥미진진하게 읽었다.



오후 vol.7 나예리씨 펑크. 대략 낭패. '온'은 끝을 향해 달린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고, '마담 베리의 살롱'도 속도가 붙었다. 이번 신인 공모전에 당선된 토마의 '헤어진 남자친구와 친구하기'는 다른 수상작들보다 느낌이 좋아서, 공모전의 선정 기준에 대해 새삼 궁금해지게 만들었다. 역시 공모전 수상자의 2부작 'Cherry Blossom'은 누군가의 말을 빌리자면 '니뽄삘'나는 그림을 줄거리로 극복하지 못한 채 대충 끝났다. 네컷만화 'BitterCynic4You'는 그런 대로 재미있었다. 외모와 관련된 농담이 많아 지난 호보다는 조금 못한 느낌이었지만 취향 나름일 테니. 김진씨의 '그 섬'은 실망스러웠다. 특별할 것 없는 얘기를 복잡하고 산만하게 풀었다. 한혜원씨의 단편 '자오선을 지나며'는 따뜻한 이야기를 잘 그려냈다. 오후를 보기 시작한 다음부터 눈여겨 보게 된 작가다. '웰컴 투 리오'의 이번 에피소드도 무난하게 마무리. 몇몇 컷에서 지나치게 식상한 구도가 거슬렸다. '말랑말랑'은 언제나처럼 재치 만점.

SF부족들의 새로운 문학 혁명, SF의 탄생과 비상 분량이 적어 기본적인 역사와 주요 소재를 간단히 훑는 데 그쳤고, 전혀 사전 지식이 없는 사람이라면 내용을 이해하기 전에 얇은 책에 등장하는 수많은 이름과 제목에 길을 잃을 수도 있겠지만, 이야 ㅡ 입문서이냐 정리서이냐 ㅡ 모든 문고본이 마찬가지인 부분이니 이만하면 아쉬운 대로 SF에 대해 궁금한 사람에게 부담없이 권할 만 하다. 필리포(Paul Di Fillipo)나 레셈(Jonathan Lethem)이 등장하는 SF 관련서를 한글로 읽을 수 있다는 것만도 놀랍고 기쁘다. '멋진 신세계'를 구하기 힘든 때 나와 더욱 반가운 책.

2004년 6월 5일 토요일

Online SF/F

1. 엘런 대트로우가 편집장으로 있는 Scifiction에
Carol Emshwiller의 'Gliders Though They Be'
(http://www.scifi.com/scifiction/originals/originals_archive/emshwiller5/emshwiller51.html ),
Theodore Sturgeon의 'The Girl Had Guts'
(http://www.scifi.com/scifiction/classics/classics_archive/sturgeon2/sturgeon21.html )가 올라왔군요. 스터전은 그리폰 1기 '인간을 넘어서'로, 엠쉬윌러는 SF걸작선(하트웰, 황금가지)의 '할머니'로 국내에 소개되었죠.

계속 읽기

Charles Dickinson, A Shortcut in Time

ISBN: 0765305798


내가 정말 좋아하는 시간여행을 주제로 했단다. 작가의 이름이 낯설긴 하지만 ㅡ 그 찰스 디킨슨이 아니다 ㅡ 출판사가 Forge라인인 데다 조너선 캐롤과 잭 핀니의 뒤를 잇는 작가라는 소개가 붙어 있다. 표지도 첫눈에 쏙 들어오는 예쁜 하늘색이다. 아마존닷컴에 들어갔더니 개인 추천 신간으로 뜬다.

주문하려다 (당시의 구) 정크 SF 비평 게시판 목록을 보니 홍XX님께서 벌써 이 책 서평을 써 올리셨다. 읽어 볼까 하다가, 이미 사기로 마음을 정했으니 스포일링도 피할 겸 책부터 직접 본 다음에 내 감상과 비교해 보는 편이 낫겠다고 생각하여 넘어갔다.

뺀질뺀질한 하드커버를 샀다. 읽었다.

어른 말씀을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

'독자에게 생각할 여지를 주는 열린 결말'과 '마구 벌려 놓은 일을 수습하지 못해 대충대충 땜질한 마무리'는 천양지차다. 아무리 잘 쓰면 뭐하냐. 끝이 이 모양인데. 실력이 부족하지도 않으면서 이런 식으로 책을 낸 작가의 무책임함에 대한 배신감만 몇 배로 커진다. 오죽하면 그럴 리 없는데도 제본이 잘못되었나 하는 생각까지 했다. 속편이라도 나올까 했는데 일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소식이 없다.

다시 한 번 마음에 새기자. 그 날의 교훈.

어른 말씀을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

2004년 6월 4일 금요일

Gary Turner, Marty Halpern ed., The Silver Gryphon


Jim Turner가 1997년에 설립한 소형 출판사 골든그리폰은 깜짝 놀랄 만큼 훌륭한 하드커버를 내놓는다. 짐 터너가 1999년 사망한 후 가족들이 이어온 이 출판사는 제본, 표지, 작품, 작가 모두를 최고 수준까지 끌어올리며 보통 소형출판사의 쇠박이로 찍은 소형책자나 몇몇 수집가들을 대상으로 한 고급 장정본과 스스로를 차별화하는데 성공했다.

The Silver Gryphon은 골든그리폰에서 스물 다섯번째를 기념하여 만든 책으로, 첫 번째 책부터 스물네 번째 책까지의 작가 스무 명이 각각 한 편씩 참여한 오리지널 앤솔로지이다. 스물 네 권중 한 권은 앤솔로지이고 작가 중 두 명은 두 권을 냈기 때문에 토니 다니엘을 제외하면 모두 참여한 셈이다. 제목도 스물 다섯 번째라 이리 지었단다. 더스트재킷 아래 양장도 반짝이는 은색으로 공을 들였다. (오십 번째에는 골든그리폰, 백 번째에는 플레티늄 그리폰이 되지 않을까나.) 저자와 편집자가 서명한 사인본도 백 권 만들어 한정 판매했다.

그러면 이렇게 공을 들인 단편집의 속은 어떨까? 일단 골든그리폰에서 책을 낸 작가들의 수준 자체가 높기 때문에, 어떻게 만들어도 기본적으로 좋은 책이 나올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독자 입장에서는 글 잘 쓰는 작가들이 내 놓은 한 편이 과연 어떤 글일지 평소보다 더 기대하기 마련이다.

그런 유별난 기대를 안고 읽은 'The Silver Gryphon'은 예상보다 훨씬 무난했다. 못 썼다거나 부족했다는 말이 아니다. 모두 '가장 훌륭한' 글은 아니더라도 꽤 좋은 작품들로 작가의 이름이 부끄럽지 않다. 하지만 새로운 영역을 찾아나서는 작품은 없다. 작가들은 장편이나 시리즈물에서 사용했던 배경으로 돌아가거나 ㅡ Kage Baker는 불멸자들의 역사탐방(?)을 다룬 자신의 Company시리즈에 바탕한 단편 A Night on the Barbary Coast를, Robert Reed는 소설 Marrow와 배경이 같은 Night of Time을 썼다 ㅡ 꼭 그렇지 않더라도 익숙한 주제를 그 작가만의 익숙한 방식으로 다룬다. Lucius SheperdAfter Ildiko는 남미를 배경으로 하고 있고,Geoffrey A. LandisThe Time-Travel Heart는 조금 구식이긴 하지만 재치있는 시간여행 단편이다. 그러고 보니 George Zebrowski도 시간여행, Kevin J. Anderson은 대체역사네.

내게 가장 인상깊은 작품은 George Zebrowski의 단편 Take You Back이다. 잠깐 나간다며 집을 나선 순간 삼 년 전으로 뒤돌아가 버린 남자는 현재가 돌아오기를 숨죽여 기다린다. 자취방을 얻어 잡일을 하며 자기(과거의? 현재의?)와 아내가 살아가는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본다. 특별한 반전이 있지는 않지만, 시간의 흐름과 함께 고조되는 긴장감을 과장하지 않고 솜씨좋게 그려냈다.

특별히 처지는 작품은 없다. 하지만 아이러니컬하게도, 지금까지 책을 낸 작가들을 모아 만든 이 책은 기존의 골든그리폰 단편집을 읽은 사람보다는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 더 인상적이겠다는 느낌을 준다. 모든 작가가 자신의 스타일을 분명히 드러내며 딱 '나다운' 글을 내 놓았기 때문에 골든그리폰의 책을 처음 읽기 시작하는 사람에게 적합하겠다. 기존 독자들은 기대를 너무 높이지 말고, 좋아하는 작가들의 괜찮은 작품을 모아 정리한 예쁜 책을 한 권 가진다는 생각으로 사면 실망하지 않을 것이다.

전체목차

2004년 6월 1일 화요일

Harry Turtledove ed., The Best Alternate History Stories of the 20th Century

ISBN: 0345439902(2001)


먼저 소개한 The Way It Wasn't(1996)의 편집자이기도 한 마틴 그린버그와 행복한 책읽기 SF총서로 국내 소개를 앞두고 있는 해리 터틀도브가 편집한 이 대체역사 단편집은, 대략 낭패스런 책이다.

제목이 거창하다 하여 탓할 수는 없다. 문제는 내용이다. 그린버그나 터틀도브나 알만큼 알 사람들이 이따위로 작품을 고르다니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당연히 '20세기를 대표할만한 대체역사 단편'을 기대했을 독자를 깔끔하게 배신하는 작품 구성이 놀랍다. 처음 보았을 때부터 애매하다고 생각했고, 굳이 새 대체역사 단편집을 가질 필요도 없었지만 제목과 fictionwise e-book할인에 혹해 혹시 놓쳤던 단편 하나쯤은 건지지 않을까 하여 이 책을 샀던 나는 생돈 날린 기분이 되었다.

이 책과 The Way It Wasn't는 다섯 편이 겹친다. 무어의 Bring the Jubilee는 좋은 작품이지만 너무 길어 다른 좋은 단편이 들어갈 자리를 차지해 버렸다는 느낌이다. 대체역사를 집대성하는 전집이나 작가의 개인 단편선에라면 몰라도, 사백여 페이지짜리 단편집에 들어올 작품은 아니다. 하지만 정말 황당한 수록작은 바로 알렌 스틸의 The Death of Captain Future다. 친숙한 캡틴 퓨처를 등장시킨 이 단편은 95년 휴고상을 수상했고 같은 해 네뷸러상 후보에도 오른 재미있는 작품으로, 도조와의 연간 걸작선(13th)에서 처음 접해 흥미진진하게 읽었던 추천할만한 글이다. (참고로 최근의 코요테 연작은 별로 재미없더라.) 하지만 이 글은 정말이지 절대로 대체역사가 아니란 말이다! 대체역사라는 서브장르의 범위를 얼마나 넓혀야 이런 작품까지 들어가는 거냐고! The Winterberry는 정말 초점없는 글이던데 The Way It Wasn't 에 실리고도 부족해서 여기 또 나왔어! 벤포드의 하고 많은 작품 중에 굳이 Manassas, Again를 넣은 심지는 또 뭐냐! (버럭)

글 하나하나가 나쁜 것은 아니다. 오히려 나름대로 BEST에 가깝다고 평할 만 하다. 하지만 대체역사라는 장르 안에 잘 들어맞지 않는 작품이 많아 주제 중심 단편집으로서는 가치가 없다. 여기 실린 작품들은 시간여행 단편선이나 시대별 단편선으로 접해도 충분하겠다. 대체역사 단편집이 갖고 싶다면 The Way It Wasn't가 낫다.

요약: 사지마셍 ㅠ_ㅠ

전체목차

Gordon Van Gelder ed., The Best From Fantasy and Science Fiction (50th)

ISBN: 0312869738


Books코너를 예전의 개인적인 독서노트에서 지금과 같은 소개글 형태로 바꾸면서 염두에 둔 대상은 '대개 번역서를 읽지만 좋은 원서가 있다면 찾아 읽어보고 싶은 SF독자'였다. 단편집이나 단편선을 가능한 많이 소개하려 하는 것도 몇백 페이지에 달하는 장편은 쉽게(?) 쓰여졌다고 해도 처음 읽기에는 부담스럽기 마련이고, 여러 작가의 작품이 실린 단편선을 보면 다양한 작가의 이름과 스타일에 빨리 익숙해져 취향에 맞는 책을 직접 찾기 쉬워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내가 단편소설이 SF의 핵이라고 믿는 단편사랑 독자라는 점도 한 몫 했지만.)

어쨌든 The Magazine of Fantasy and Science Fiction(이하 FSF) 오십주년을 기념하여 나온 이 단편집은 환상문학과 과학소설 둘 다에 관심이 있는 초보 독자에게 추천하기 딱 좋은 책이다. 1994년부터 1998년까지 FSF에 실렸던 작품을 뽑아 만든 이 책에는 널리 알려진 중진의 글부터 이제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신인의 글까지 골고루 실려 있고, 아래 목차의 수상 목록에서 알 수 있듯 대부분이 발표 당시부터 높은 평가를 받은 작품이다. 특히 개인적으로는 여기 수록된 중단편이 어쩌다 잘 쓰여 튀는 글이 아니라 각 작가의 대표적인 스타일을 잘 드러내는 작품들이라는 점을 높이 평가한다.

각 작품의 색깔이 다양하고 과학소설과 환상문학이 적당히 섞여 있으니 취향에 꼭 맞는 글을 하나 쯤은 만날 수 있으리라. 달리 말하면 모두 마음에 들기는 힘들지도 모른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그렇다 해도 모두 독서의 지평을 넓혀줄, 읽어 후회없을 책이다. 나는 반 이상을 대단히 인상깊게 읽어 따로 추천할 작품을 꼽을 수가 없다.

몇 달 전 코엑스 반디앤루니스 원서 코너에서 페이퍼백을 보았고, 아마존닷컴 등에서 하드커버와 페이퍼백 모두 쉽게 구할 수 있다.

전체목차: http://www.sfsite.com/fsf/bibliography/fsfanthstorieswhen37.htm (HUG는 휴고상, NEB는 네뷸러상, WFA는 세계환상문학상, LOC는 로커스상이며 w는 수상작, n는 후보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