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책상에 늘 꽂아두고 있는 책이 있는가? 있다면 무엇?
: 없다. 사실 헌책방에서도 안 사 주지만 버리기는 아까운 2002년판 행정학 객관식 문제집 따위가 꽂혀 있긴 하지만, 읽기 때문이 아니니 질문의 의도에 따르자면 없다는 답이 맞을 듯.
2. 어쨌든 서점에서 눈에 뜨이면 사지 않고는 못 배기는 종류의 책들이 있는가? 있다면 무엇?
: 사이언스 올제(Scientific American), Astronomy 같은 과학잡지, 국내에 다시 수입되지 않을 법한 영미 과학소설/판타지.
3. 올해 읽은 책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은?
: 올해 뭘 읽었더라. (...)
4. 인생에서 가장 먼저 '이 책이 마음에 든다'고 느꼈던 때가 언제인가? 그리고 그 책은 무엇이었는가?
: 중학생 때,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수십 번도 더 읽었다.
5.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친 책이 있는가? 있다면, 어떤 책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
: 칼 세이건, '창백한 푸른 점'
서점에서 우연히 보고 한눈에 반해 꼬박 석 달치 용돈을 모아 샀었다. 당시에는 (당연히) 이과에 진학한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교양과학서를 접할 기회가 많지 않았던 터라 마냥 경이롭고 마냥 좋았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이 책을 읽을 다음부터 객체인 자연물이 아니라 사람과 사회에 직접 관련된 일을 해 보는 것도 멋지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참, 잘 아는 것에 대해서일수록 쉽고 정확하게 말할 수 있다는 것도 절감했고.
6. 단 한 권의 책으로 1년을 버텨야 한다면 어떤 책을 고르겠는가?
: 표준국어대사전. (반칙?)
7. 책이 나오는 족족 다 사들일 만큼 좋아하는 작가가 있는가?
: Nancy Kress, Jeffrey Ford, Robert Charles Wilson 정도? (살아 있는 사람만 세어서.)
8. 언젠가는 꼭 읽고 싶은데 엄두를 못 내고 있는 책이 있는가? 있다면 무엇인가?
: 칸트, 순수이성비판.
좀 거창한 계획을 들자면, 한문학을 공부해서 박지원의 글을 원문으로 읽고 싶다.
9. 헌책방 사냥을 즐기는가, 아니면 새 책 특유의 반들반들한 질감과 향기를 즐기는 편인가?
: 새 책을 좋아하지만 경제적인 이유로 헌책도 제법 산다. 그러나 그럴 때에도 다른 독자의 손을 타지 않은 출판사 재고본을 찾는다.
10. 시를 읽는가? 시집을 사는가? 어느 시인을 가장 좋아하는가?
: ⓐ가끔 읽지만 사지는 않는다. 현대시는 전혀 읽지 않고, 1940년대부터 70년대 사이의 한국 근대시가 눈에 띄면 훑어보는 정도이다. ⓑ 호오를 따질 만큼 많이 읽어 보질 못했다.
11. 책을 읽기 가장 좋은 때와 장소를 시뮬레이션한다면?
: 사람이 없을 때의 중앙도서관 4서고, 늦은 오후. 한참 책을 읽다 어두워 고개를 들면 저녁이 되어 있곤 했다. 지금은 없어졌다.
12. 혼자 책을 읽으면서 조용히 주말 오후를 보낼 수 있는 까페를 한 군데 추천해 보시라.
: 글쎄......돌이켜 보면 카페에 한가하게 앉아 책을 읽어 본 적이 별로 없다. 그냥 길이나 지하철에서 대충대충 읽는 편이라. 게다가 '주말에 조용한 카페'라니, 설령 아는 곳이 있어도 비밀로 할 법 하잖은가!
13. 책을 읽을 때 음악을 듣는 편인가? 주로 어떤 종류의 음악을 듣는가?
: 전혀 듣지 않는다.
14. 화장실에 책을 가지고 들어가는가? 어떤 책을 갖고 가는가?
: 대개 만화책이나 단편집 -아즈망가 대왕은 화장실에서만 열 번은 족히 본 것 같다- 을 가지고 들어가지만, 읽던 책을 그대로 들고 들어가는 경우도 많다.
15. 혼자 밥을 먹으면서 책을 읽는가? 그런 때 고르는 책은 무엇인가?
: 읽는다. 그냥 읽던 책을 계속 본다.
16. 지금 내게는 없지만 언젠가 꼭 손에 넣고 싶은 책이 있다면 무엇인가?
: 한길사의 '그레이트북스' 시리즈 전권이나 음악세계의 '작곡가별 명곡해설 라이브러리' 전권이 있으면 좋겠다. 상황이 닿을 때마다 한 권씩 사다 보니 구멍이 숭숭 났다.
17. e-book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e-book이 종이책을 밀어낼 것이라고 보는가?
: 이동성이 좋아 시장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본다. 실제로 종이책과 비슷한 값을 치르고 e-book을 사는 편이다. 하지만 눈 외의 다른 보조 기구를 필요로 하는 e-book이 종이책을 밀어내기는 어렵지 않을까.
18. 책을 읽는 데 있어서 원칙이 있는가? 있다면 무엇인가?
: 편식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과학소설과 판타지를 많이 읽는 편이라, '비문학 주간', '비장르 주간', '만화책 안 읽기 주간' 같은 것을 정해 의도적으로 균형을 맞춘다. 또 영미 원서를 많이 읽었다 싶으면 한글로 쓰인 책을 읽고, 번역서에 치중했다 싶으면 일부러 국내 저자의 책을 집어드는 등 한 쪽으로 쏠리지 않기 위해 꽤 신경쓰는 편이다.
안타깝게도 얼마나 성과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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