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블로그를 방치한 사이에 읽었던 책들을 지금부터라도 기록하려고 했는데, 표지 넣기 귀찮다는 핑계로 또 미루고 있다. 그래서 일단은 표지 없이 제목만이라도.
한겨레에 '수사 제대로 받는 법' 칼럼을 썼다가 변호사가 되고 말았다고 하는; 금태섭 변호사의 책이다. '이럴 땐 이렇게 대처하세요'류의 실용서가 아니라, 법을 전공하지 않은 독자들에게 법체계가 무엇이고 우리나라의 법이 어떤 이념과 원칙 하에서 운용되고 있는지를 실제 유명한 판례를 들어 잘 설명하고 있는 교양서이다. 전혀 법을 공부하지 않은 독자들에게도 추천할 만 한 좋은 책으로, 전공하는 입장에서도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었다. 집어든 자리에서 끝까지 다 보게 되는 종류의 책. 대중에게 다가가는 글쓰기란 어떤 것인지에 관해서도 생각해 볼 거리를 준다.
2010년 3월 15일 월요일
2010년 2월 23일 화요일
정은궐, 규장각 각신들의 나날
전작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을 무척 재미있게 읽었기 때문에 한껏 높아졌던 기대에 부응하는, 재미있는 소설이었다. 시리즈로 다음 권도 나오면 좋겠다.
빌려주신 as님께 감사!
2010년 2월 12일 금요일
로저 젤라즈니, 집행인의 귀향
북스피어의 장르문고선집 시리즈 0번으로 젤라즈니의 중편 [집행인의 귀향]이 나왔다. 굉장히 오랜만에 젤라즈니를 읽어서, 아, 이런 느낌이었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드림마스터]도 읽고 싶어졌다.
북스피어 답게 정성을 들여 예쁘게 잘 만든 책이다. 다만, 이 가격에 이만한 질의 책을 만들어 낸 걸 보면 고료를 꽤나 후려쳤을 양보 받았을 것 같은 느낌이라, 앞으로 잘 진행될지 조금 걱정이다.
라벨:
북스피어,
젤라즈니,
집행인의귀향,
SF_Fantasy
배명훈, 타워
앉은 자리에서 다 읽었다. 아니, 앉은 자리를 옮겨가면서도 손에서 놓지 않고 끝까지 읽었다. 배명훈의 이야기꾼으로서의 재능은 굉장하다. 이런 작가가 지금까지 눈에 띄지 않았다는 점이 놀라울 정도이다. 배명훈이 계속 작가로 살면서 최소 100살까지 살았으면 좋겠다.
라벨:
배명훈,
오멜라스,
타워,
SF_Fantasy
2008년 7월 7일 월요일
Thomas M. Disch 사망
디쉬가 자살했다. 평균적인 수명을 살다 가지는 않으리라고 생각했고, 40년 생이니 요절이라 말하기도 어렵다. (하지만 어쩐지 디쉬는 항상 40대인 듯한 이미지가 있다.) 그럼에도, 국내에 장편이 한 권도 소개되지 않아 이렇게 훌륭한 작가의 죽음을 함께 슬퍼할 사람이 거의 없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디쉬는 아마도 '충분히' 유명했지만, 나는 그가 지금까지 인정받은 것보다 훨씬 더 대단한 작가였다고 생각한다. 정말로 존경했고, 그의 작품을 사랑했다.
http://locusmag.com/2008/Disch_Obit.html
2007년 11월 3일 토요일
2007년 8월 22일 수요일
Catherine Asaro, The Final Key: Part Two of Triad
예상대로 책 앞부분에서 1권의 전개를 상당히 자세히 설명하고 있었다. 아직 어린 주인공 소즈(Soz)는 보수적인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들어간 사관학교에서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 그러나 복잡한 국제정세는 고도의 초능력자이자 루비 제국의 핏줄을 이어받은 소즈를 평범한 예비군인으로 내버려 두지 않는다. 여자처자해서 소즈는 가족과 마침내 화해하고, 간신히 유지되던 스콜리안 제국의 Diad는 Triad가 된다. 그리고 스콜리안 제국은 에우비안과의 전쟁에 돌입한다.
스콜리안 엠파이어 시리즈의 첫 권인 [Primary Inversion]을 비롯한 모든 책들보다 앞 시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 책에서 10대 소녀인 소즈는 프리머리 인버젼에서 엄청 나이가 많았다. 물론 아사로의 여주인공 답게 여전히 신체건강하며 에우비안의 황태자와 사랑에 빠지지만...) 아직 읽지 않은 앞 권 [Schism]은 반신반의하며 샀었는데, 이 책은 뜻밖에 상당히 재미있었다. 스타트렉 시리즈가 순간이동이 없는 [엔터프라이즈]의 실패로 막을 내렸던 것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시리즈물에서 '그 전에 일어났던 이야기'를 잘 하기란 꽤 어렵다. 특히 이 경우, 스콜리안 엠파이어 시리즈를 읽은 독자라면 이미 소즈가
1) 이 책에서 호감을 느끼는 상대가 아닌 다른 남자와 사랑에 빠지고 2) 결혼하고 3) 그 남자가 죽고 4) 두 번째 결혼에서는 이혼하고 5) 세 번째 결혼에서는 전쟁을 일으키고 6) 그 결혼을 통해 아이를 네 명 낳고 7) 그 중 아들이 에우비안 제국의 다음 대 황제가 된다
는 다음 이야기를 (여러 전투신/러브신/섹스신을 곁들여) 이미 알고 있다.
그런데도 이 책이 재미있었던 이유는, 예상과 달리 소즈의 러브스토리가 약했고, 그 외의 면에서는 지극히 예상가능하게 흘러갔기 때문이다. 사실 두 초능력자가 유지하던 Diad가 Triad가 된다는 것이 제목에서부터 나와 있으니, 반전이 있을 여지도 없다. 등장인물들이 초능력자간의 복잡한 네트워킹이 생명을 위협할까봐 아무리 걱정해도, 독자는 이미 다른 초능력자가 Diad에 개입해도 나머지 두 사람이 죽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아사로는 '뻔한 이야기'의 틀 안에서 혈기왕성한 10대 소녀가 자신의 가족은 물론 전 우주의 인류를 책임져야 할지 모를 인간으로 성장해 나가는 과정에 집중함으로써, 독자의 시선을 붙드는 데 성공했다.
다 읽고 나서 '낚였다...'는 생각이 들기는 했지만, 하향세를 그리던 시리즈의 긴장감이 다시 높아졌다는 점은 좋았다. 이 정도로만 계속 써 줘도 로라 K. 해밀턴 같은 꼴은 안 보일 테니 독자 입장에서는 안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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