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6월 22일 화요일

간단 소개


예전처럼 읽은 책에 대해 간단히 쓰는 식으로 해도 지금보다는 나아질 것 같다. 이렇게 업데이트가 없어서야. '왼쪽에 작은 표지그림+오른쪽에 글'형태로 게시글을 올리기 곤란하니ㅡ태터툴즈의 파일추가를 이용해서 올리면 왼쪽에 나란히 붙어야 할 그림이 오른쪽으로 내려가는 계단 형태가 되어버린다.ㅡ 이것 참. 여하튼 계속 같은 게시물만 보니 영 개운찮아 책장 한쪽이나마 찍어 올려본다.

1. Bones of the Moon, Jonathan Carroll 이 블로그에서 소개한 책.

2.The Marrige of Sticks, Jonathan Carroll 조너선 캐롤의 2000년 작이다. 캐롤 특유의 환상적인 현실감과 도시적 감각은 여전하지만 ㅡ 제목도 멋있고ㅡ 불륜에 빠진 여자 주인공의 행동에서 설득력이 부족하고('이거 쓴 사람은 딱 보니 남자군.'하는 생각이 든다) 남자 주인공도 매력이 없어 그냥 한 번쯤 재미있게 읽고 넘길 책이다. 사랑을 하는 여자 입장에서 묘사한 남자주인공에게서 독자가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은 작가의 문제다. 인물만 제대로 살았다면 담고 있는 메세지가 훨씬 살아났을 텐데.

3. The Prisoner, Thomas M. Disch 프리즈너 TV판의 소설이다. 드라마를 보지 않았기 때문인지 그럭저럭 괜찮게 읽었다.(아마존 서평을 보니 드라마판과 완전히 다른 이야기라서 실망했다고 불평하는 서평이 많더라.) Camp Concentration이나 334같은 걸작 수준은 아니다.

4. Starlight 2, Patrick Nielson Hayden
5. Starlight 1, Patrick Nielson Hayden
3권까지 나온 오리지널 앤솔로지 시리즈다. 신인 작가의 작품이 많아 불안했으나 생각 이상으로 수준이 높아 3권은 하드커버로 구입했다.(덕분에 다른 책장에.) 로버트 찰스 윌슨의 인상적인 단편으로 시작하는 책이 1권인지 2권인지 모르겠네. 나온 당시라면 당연히 추천하겠지만 이제는 여기 실렸던 작품들이 이런 저런 리프린트 앤솔로지에 거듭 실렸기 때문에 관심 분야에 맞춰 리프린트 앤솔로지를 구입하는 편이 나을 듯.

6. Nostrilia, Cordwainer Smith
코드웨이너 스미스는 역시 장편보다 단편이다. 옛날 장편이 재간되었기에 샀는데, 너무 고전적(-_-)이라 끙끙대다 결국 끝까지 읽지 못하고 그만두었다. 안 읽은 부분에 엄청난 반전이 있는 건 아니겠지?

7. Isle of the Dead/Eye of Cat, Roger Zelazny
ibook에서 내놓은 젤라즈니 전집 시리즈. 중편 둘을 묶었다.

8. The Last Defender of Camelot, Roger Zelazny
7과 같은 시리즈. 국내에 나온 단편집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와 완전히 겹치는 책은 아니다. 소품 단편들이 뜻밖에 귀엽다. RashpXX님께서 이 전집을 모두 모으신다던데.....나는 아마 이 두 권 뿐인 듯?

9. Report to the Man's Club and other stories, Carol Emshwiller
페미니즘 작가라고 할 만할 듯. 단편집으로 10페이지 남짓한 짧은 글이 대부분이다. 첫 작품 Grandma야 두말할 것 없이 인상적인 작품이고, 표제작 Report to the Man's Club도 괜찮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팁트리 주니어나 조안나 러스의 강렬함이나 어슐러 르귄의 깊이에 미치지 못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장편을 읽어보지 않았으니 속단하기에는 이르지만......'이야기꾼' 타입의 작가는 아니다.

10. A Bridge of Years, Robert Charles Wilson
로버트 찰스 윌슨의 시간여행물이다. 지하실에 시간여행 통로가 있는 집에 이사온 사람이 시간을 넘나들며 쫒고 쫓기는 사람들(?)의 문제에 휘말린다.(는 내용이었던 것 같다) 꽤 초기작으로, 미숙한 티가 많이 난다. 지금까지 읽은 윌슨의 작품 중에서 따지자면 중하 정도 수준.

11. The Dreams Our Stuff Is Made of, Thomas M. Disch
토머스 디쉬의 sf비평집. 굉장히 '영리한' 책이다. 딱히 시대별로 쓰이지는 않았으나 페미니즘, 사이버펑크 같은 주제와 그 주제가 나온 특정 시대를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SF의 시작을 프랑켄슈타인이 아니라 에드가 엘런 포로 보는 부분도 인상적이었다. 너무 거침없어 동의하기 힘든 부분에서는 당혹스럽기도 하지만 SF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다 읽고 나서야 디쉬의 잘난척을 비웃든 그 막나가는 비판에 동참하든 일단은 읽어볼 만한 책이다. 솔직히 나는 이 책을 읽고 디쉬가 귀엽다고(!) 생각했다. 소설만 보았을 때는 범접하기 힘든 작가라고 생각했는데 말이다. 하하.

.....그런데 대충 찍었더니 '이거 짱이에염.'이라고 외칠 만한 책이 없는 칸이었네. 긁적.

댓글 8개:

  1. 어흑 게으름피다가 Changeling이 빠졌습니다. ㅡ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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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커헉 전집에서 한 권이 빠지다니! ㅡ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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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디쉬의 그 논픽션은 SF초보가 읽으면 곤란한(?) 책이죠. 젓가락 결혼을 남자가 여자인척 쓴 로맨스로 읽으면 당연히 재미가 없지 않을까요? 오히려 지독한 이기심이 어떻게 사람과 사람 사이를, 세대 사이를, 사회를, 그리고 나아가서는 온 우주를 덮은 카르마를 파괴할 수 있는지 보여주려했던 작품 같은데요. (수미쌍관으로 등장하는 휠체어를 탄 채 도로에 덩그라니 남겨진 외로운 여인의 이미지...)



    그리고 말이죠. 스미스 장편에는 정말 "깜짝 놀랄" 반전이 숨어 있답니다. 후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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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ihong/남자가 여자인 척 쓴 로맨스로 읽었다니요. 웬만하면 작가가 의도한 대로 감동해 줄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읽기 시작했는데도 중간쯤 되자 그런 찝찝하고 개운찮은 느낌이 스물스물 올라오던 걸요. (그런데 인기님 댓글 스포일러 아니셈?)



    ......스미스......반전이 있었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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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스미스 장편에는 작품 맨 앞쪽에 이미 자신이 들려줄 이야기를 다 들려주고 있잖아요. 자, 내가 들려줄 이야기는 바로 이런 이야기란다 하는 식으로... 그러니 반전이 있을게 뭐람. 그런데도 즐거우면 그건 걸작이 아니고 뭐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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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저중에 가지고 있는책은 디쉬의 논픽션 밖에 없군요. 1/3밖에 안읽었는데. 흠 위 덧글이 스포일러? 노스트릴리아에 대해서는 두분의견이 갈리는군요. Jay님 안보실거면 나중에 넘기시면 제가 보고 평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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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하하. 정말 형편없는 책이 아니라면 일단 들어온 책은 내보내지 않는답니다. 보시려면 기꺼이 빌려는 드림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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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지금 ibooks에서 나오는 젤라즈니 작품중 Changeling이 빠졌는데, 이번에 구한 Madwand를 보니 'Changeling의 후속작'이라는 충격적인 사실이! ㅜ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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