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6월 5일 토요일

Charles Dickinson, A Shortcut in Time

ISBN: 0765305798


내가 정말 좋아하는 시간여행을 주제로 했단다. 작가의 이름이 낯설긴 하지만 ㅡ 그 찰스 디킨슨이 아니다 ㅡ 출판사가 Forge라인인 데다 조너선 캐롤과 잭 핀니의 뒤를 잇는 작가라는 소개가 붙어 있다. 표지도 첫눈에 쏙 들어오는 예쁜 하늘색이다. 아마존닷컴에 들어갔더니 개인 추천 신간으로 뜬다.

주문하려다 (당시의 구) 정크 SF 비평 게시판 목록을 보니 홍XX님께서 벌써 이 책 서평을 써 올리셨다. 읽어 볼까 하다가, 이미 사기로 마음을 정했으니 스포일링도 피할 겸 책부터 직접 본 다음에 내 감상과 비교해 보는 편이 낫겠다고 생각하여 넘어갔다.

뺀질뺀질한 하드커버를 샀다. 읽었다.

어른 말씀을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

'독자에게 생각할 여지를 주는 열린 결말'과 '마구 벌려 놓은 일을 수습하지 못해 대충대충 땜질한 마무리'는 천양지차다. 아무리 잘 쓰면 뭐하냐. 끝이 이 모양인데. 실력이 부족하지도 않으면서 이런 식으로 책을 낸 작가의 무책임함에 대한 배신감만 몇 배로 커진다. 오죽하면 그럴 리 없는데도 제본이 잘못되었나 하는 생각까지 했다. 속편이라도 나올까 했는데 일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소식이 없다.

다시 한 번 마음에 새기자. 그 날의 교훈.

어른 말씀을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

댓글 4개:

  1. 하하- 책은 재미없었을지도 모르지만.. 평은 너무 재미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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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아..다 읽은 다음에 혹시 제본이 잘못된 거 아닌가 하고 뒤집어도 보고 털어도 보는 책들이 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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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제본이 잘못되면 책이 한 권 더 생기는 경우도 있긴 있으나.. (아마존 주문했을 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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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하지만 자다가 떡을 먹으면 체한다는.......;;;;;

    그리고 온라인 서점 개인 추천 신간은 원래 선택해놓은 관심 분야와 평소 구입 경향을 반영해서 카테고리를 정한 다음 그 중에서 그냥 골라주는 거라 절대 믿을 것이 못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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