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6월 1일 화요일

Harry Turtledove ed., The Best Alternate History Stories of the 20th Century

ISBN: 0345439902(2001)


먼저 소개한 The Way It Wasn't(1996)의 편집자이기도 한 마틴 그린버그와 행복한 책읽기 SF총서로 국내 소개를 앞두고 있는 해리 터틀도브가 편집한 이 대체역사 단편집은, 대략 낭패스런 책이다.

제목이 거창하다 하여 탓할 수는 없다. 문제는 내용이다. 그린버그나 터틀도브나 알만큼 알 사람들이 이따위로 작품을 고르다니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당연히 '20세기를 대표할만한 대체역사 단편'을 기대했을 독자를 깔끔하게 배신하는 작품 구성이 놀랍다. 처음 보았을 때부터 애매하다고 생각했고, 굳이 새 대체역사 단편집을 가질 필요도 없었지만 제목과 fictionwise e-book할인에 혹해 혹시 놓쳤던 단편 하나쯤은 건지지 않을까 하여 이 책을 샀던 나는 생돈 날린 기분이 되었다.

이 책과 The Way It Wasn't는 다섯 편이 겹친다. 무어의 Bring the Jubilee는 좋은 작품이지만 너무 길어 다른 좋은 단편이 들어갈 자리를 차지해 버렸다는 느낌이다. 대체역사를 집대성하는 전집이나 작가의 개인 단편선에라면 몰라도, 사백여 페이지짜리 단편집에 들어올 작품은 아니다. 하지만 정말 황당한 수록작은 바로 알렌 스틸의 The Death of Captain Future다. 친숙한 캡틴 퓨처를 등장시킨 이 단편은 95년 휴고상을 수상했고 같은 해 네뷸러상 후보에도 오른 재미있는 작품으로, 도조와의 연간 걸작선(13th)에서 처음 접해 흥미진진하게 읽었던 추천할만한 글이다. (참고로 최근의 코요테 연작은 별로 재미없더라.) 하지만 이 글은 정말이지 절대로 대체역사가 아니란 말이다! 대체역사라는 서브장르의 범위를 얼마나 넓혀야 이런 작품까지 들어가는 거냐고! The Winterberry는 정말 초점없는 글이던데 The Way It Wasn't 에 실리고도 부족해서 여기 또 나왔어! 벤포드의 하고 많은 작품 중에 굳이 Manassas, Again를 넣은 심지는 또 뭐냐! (버럭)

글 하나하나가 나쁜 것은 아니다. 오히려 나름대로 BEST에 가깝다고 평할 만 하다. 하지만 대체역사라는 장르 안에 잘 들어맞지 않는 작품이 많아 주제 중심 단편집으로서는 가치가 없다. 여기 실린 작품들은 시간여행 단편선이나 시대별 단편선으로 접해도 충분하겠다. 대체역사 단편집이 갖고 싶다면 The Way It Wasn't가 낫다.

요약: 사지마셍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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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개:

  1. 겹치는게 많으면 싸게 넘기세요. 가지않은길도 안산데다가 Bring the Jubilee도 있고 캡틴퓨처까지 있다니. e-book이라 안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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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신용카드 번호로 여는 팜리더 이북이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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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Palm Reader라면 Clie가 있어야! 내가 갈길이 아닌게로군. 다른길로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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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중단편을 열심히 읽으면 에스에프 보는 눈이 빠르게 높아지죠. ^^;; 제이님도 이젠 전문가 다되셨네. 좀 더 내공이 쌓이면 목차만 보고 살만한 책인지 아닌지도 알게 된다나 어쨌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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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scifi/데스크탑에서도 전용 리더 프로그램으로 읽을 수는 있답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피곤해서, 차라리 종이책이 낫다는 생각이 들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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